작성자 : 장은총 작성일 : 2023.06.01 댓글 0 조회수 : 166

[마·주·보고] 농촌은 지금, 모내기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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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1/농촌은 지금, 모내기 중입니다


아직 이슬이 깨어나지 않은 새벽에 들에 나가는 일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산서면 이룡마을 한병원 이장님댁 모내기 하는 날인데요. 새벽에 비행기재를 넘었습니다. 

장수읍 용계리에서부터 산서면으로 가는 길이 새로 난다지요. 지금 오가는 도로가 위험하여 터널을 뚫고 고가를 올리기도 하면서 

새 길이 난다는데, 그러면 안전은 보장이 되고 시간 또한 얼마나 단축될지는 모를 일입니다. 

구불구불 휘돌아가는 길을 가다가 멀미가 나기도 하지만, 이 길이 가진 아름다움에 비할 바는 못됩니다.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온산이 붉게 물들다가 하얀 설경을 만나는 사계절을 지나보면 그때야 알게 되겠지요. 

동행하는 이들과 이 길의 아름다움을 얘기하다보니 금방이네요. 네, 금방 닿을 수 있는 거리입니다.

몇 시에 모내기를 시작했는지 새벽 여섯 시인데도 제법 많은 모를 심었습니다. 

산서는 논이 많아 벼농사가 발달했고 온 마을이 손을 거들어야 하는 예전에는 한달동안 모를 심었다고 하네요. 

지금은 모판에 모종을 내니 판 째 이양기에 올려서 자동으로 모를 심지만, 손 모내기를 할 적에는 논에 모를 키워서 

모를 쪄서 한 다발씩 엮어 지게나 경운기로 모내기를 할 논으로 옮겨서 모를 심었지요.

논을 가로질러 줄을 치고 사람들이 쭉 늘어서 모를 심던 풍경이 제 기억 속에도 있습니다. 

한 다발씩 묶어 논에 드문드문 놓여있던 모다발과,  맨발로 모를 심다 거머리에 물려 피가 나고 벌겋게 부어오른 발. 

까만 진흙 묻은 맨다리에 너무도 붉은 피, 오늘은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지금은 보세요. 이양기가 한 번 지나가면 여섯줄씩 모가 심어집니다. 

많게는 한 번에 열줄까지도 가능한데  장수는 논이 크지 않아서 여섯줄 정도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모판에서 모를 내고, 트렉터를 이용하여 모를 옮기고, 비료도 자동으로 뿌려지니 참 많이 편리해지긴 했네요.

손이양기로 사람이 끌고 다니면서 모를 심다 지금은 승용하여 모를 심으니 작업이 효율적이긴 합니다. 

그러나 농사는 여전히 사람 손으로 합니다. 이장님댁 모내기에도 온 가족 출동인데요. 

김제 사는 딸과 사위, 서울 사는 아들네, 이웃의 양곤님, 환관님. 장수지역활력센터에서도 모내기 촬영을 위해 왔답니다.

김제 너른 들에 비하면 장수의 들은 귀여운 수준이겠지만, 올해로 7년째 모내기에 왔다는 사위가 자못 든든한 장모님은 

새꺼리로 족발을 내왔는데요. 해마다 모내기 할 때면 가마솥에 푹 삶은 족발을 이웃과 나눠드셨다네요. 

올해 냉해가 심하여 양파 농사가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요. 양파가 없어서 양파 잎을 넣었더니 

올해 족발은 뽀얗지 않고 푸른 빛을 띈다고 못내 아쉬워합니다.

산서는 벼농사 못지않게 양파농사를 많이 하는데요. 장수에서도 비교적 기후가 온화하여 이모작이 가능한 곳이 이곳 산서입니다. 

양파를 캐고 모를 심는데, 양파 농사가 많은 피해를 입었으니 벼는 별 피해없이 잘 자라주기를 기대해봅니다.


“암만, 많이 변했지. 전에는 기계도, 손이양기. 

동력은 동력이라도 몇 줄 안 심고. 끌고 다니는 거. 사람이 따라다니면서 심었어.

지금은 사람이 기계에 타고 앉아서 한 번에 여러 줄 심잖아. 

약도 심으면서 주고. 그러니까 이렇게 나이 먹어도 많은 농사를 지을 수 있지.”

-산서면 이룡마을 한병원님-


글. 박희정

사진. 최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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