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석 자 똑똑히 쓰면 좋지요!!
번암면 원대론마을에 한글 교실이 열렸습니다.
고단하고 가난한 시대를 살아오느라
배움의 기회가 없었던 마을 어른들이 내 이름, 자식 이름, 사는 마을 이름이라도
자신있게 쓰고 싶은 열망이 모여 열린 교실입니다.
첫 날은 학교 규칙을 정하고
필통과 책가방 꾸미는 수업을 하였습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 짬을 내어 하는 공부라
고단하겠지요.
누구는 밭일하고 부랴부랴 달려오느라 저녁도 거르고
누구는 불편한 몸을 지팡이에 의지하여
마을회관에 모였습니다.
읽고, 쓰고, 셈하고
일상 생활에 필요한 공부를 하게 되겠지요.
은행 업무를 볼 때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이름도 척척, 저축하고 돈 찾는 일을 하고 싶으시다네요.
연필 잡는 법도, 선 하나 긋는 것도 서툴지요.
기역 니은 아야 어여
아직은 부족하고 어렵지만
원대론 한글 교실이
늦은 밤 마을회관을 밝히는 불빛처럼
어른들의 삶에 저마다 밝은 불 하나가 되면 좋겠습니다.